Thursday, December 28, 2017

힘내자!

2017.12.28. 목요일

보스턴 다시 돌아오면 할 일이 엄청 많을 것이라는 건 이미 각오 하고 있었고,  열심히 할 의지도 있었다. 그런데 돌아온 첫날 붉은 빛과 함께 나를 반기던 실험기구.. -_- 고쳐보려고 진짜 이것저것 다해보았지만 고쳐지지가 않는다. 잠깐 되는듯하다고도 몇번의 run 후에 다시 붉은 빛을 내며 멈추기도 하고  =_= 사실 이게 잘 된다고 해도 데드라인에 맞출까말까인데 정말 중요한 기계가 작동을 안하니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ㅠㅠ 옆 회사 기계를 잠깐 빌려 쓰기도 했지만 이젠 걔네들도 그 기계를 써야 하고 눈치도 보이고, Mass만 잴 수 있는 다른 기계를 좀 써도 되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LC까지 되는 애가 필요함...이번 주말은 long weekend이지만 내게도 진짜 long weekend가 될지 아님 랩에 가야 하는 주말이 될지... 진짜 내가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있으니 짜증도 나고 스트레스도 받고 ㅠㅠ 더군다나 아침에 차에서 low charge battery인가 하는 경고문구가 떠서 걱정이 되어서 회사 두바퀴 돈다음에 집에 올때도 평소보다 살짝 빠르게 달리도록 노력함 ㅠㅠ 사실 눈쌓여있고 길 얼어있을까봐 오고나서 여태까진 좀 천천히 운전했는데...차 배터리 나가서 시동 안켜지면 정말 골치일듯...

아직 장을 안 봐서 집에 먹을것도 없는데...하며 스트레스 속에 집에 도착했는데 보니깐 Yvonne한테서 메일이 하나 와 있네@_@? 두어달 전에 태어난 애기 사진과 함께 안부 인사를 보냈네. 예쁘고 아기자기한 편지를 보니깐 마음이 좀 누그러지는듯도 하고...

아기자기! 역시 손재주 많은 Yvonne!

이쁜 애기 사진을 보면 나도 언젠가는 애기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현재 나의 상황으로서는 별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 좀 슬프다 ㅠㅠ 온갖 Solvent에 둘러쌓여서 실험을 하고 있고, 사실 실험 일손이 너무나도 절실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지라 랩 일에서 오피스 일로 바꾸어달라고 요청해보는 건 생각지도 못하겠고. 조금 더 경력을 쌓아 좀 높은 매니저 급이 되면 그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나이는 먹어가는데 계속 미룰수만도 없는 일이고... 아 모르겠다ㅠㅠ 다른 여성 화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나 궁금...

...

내가 게으름 부리며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인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솔직히 내 잘못이 아니잖아? 돌아온 첫날부터 이미 기계가 망가져 있었으니 -_- 생각해보니 어제 밤에 2년 질질 끌던 논문이 accept되었는데도 기계 문제 때문에 별로 기뻐하지도 않고 있었네그려. 사실 아예 거의 잊고 있다가 페북에 누가 논문 나왔다고 자랑하는 포스팅을 보고 다시 생각이 남 -_-...ㅋㅋ


남은 오늘 하루, 밥 잘 먹고 따뜻하게 샤워도 해야지. (지금 밖은 -13도!) 그리고 짐 가방 아직 정리 못한 거 마저 정리하고. 아 그리고 스트레칭 운동, 오늘부터라도 꾸준히 해보아야지. 푹 잘 쉬어서 내일은 또 내일의 problem을 잘 tackle할 수 있도록. 이번주 이제 딱 하루 남았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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